기원전 117년(전한무제前漢武帝 원수元狩 6년 甲子)에 하늘에서 육대인(六大人)을 경주(慶州) 땅에 탄강(誕降)시켜 육촌(六村)으로 나누어 촌장(村長)을 삼으니[天降 六大人於慶州 分長 六村] 시조(始祖) 지백호(智伯虎)께서는 화산(花山)에 강림(降臨)하니 자(字)는 인세(仁世)로 자산 진지촌장(觜山珍支村長)이 되셨다.

                시조  낙랑공 감문왕 지백호 영정

기원전 69년(전한선제前漢宣帝 지절원년地節元年) 3월 초하룻날에 육촌(六村)의 조상들이 각각 자제들을 거느리고 알천(閼川)의 안상(岸上)에 모여 의논(議論)하기를

“우리들이 백성을 다스리는 임금이 없어 백성들이 모두 방탕(放蕩)하여 욕심을 쫓으니 어찌 덕(德)있는 사람을 찾아 임금을 삼아 나라를 세우고 서울을 만들지 않으랴”

하고 이어 높은 산에 올라 남쪽을 바라보니 양산(楊山) 아래 나정(蘿井) 옆에 번개 같은 이상한 기운(氣運)이 땅에 드리우고 한 마리 백마가 꾸부려 절하는 모양이 있는지라 그 곳에 달려가 살펴보니 한 개의 검붉은 알[卵]이 있고 말은 사람을 봄에 큰 소리로 울면서 하늘로 올라갔다.

 이어 그 알[卵]을 쪼개 남자아이를 얻으니 용모가 단정하고 아름다운지라 이상(異常)이 여겨 동천(東泉)에서 목욕시키니 몸에서 빛이 나서 새와 짐승들이 모여 춤을 추고 천지가 울리고 일월(曰月)이 맑고 밝았다.

인하여 소벌공(蘇伐公)이 거두어 기르게 하였더니 그 태어남의 기이(岐嶷)함이 일찍이 이루어져 많은 닭 중에 학(鶴)이 우뚝 선 것과 같아 13세(歲)가 됨에 모든 것이 우뚝하여 육촌장(六村長)이 그 어린이를 세워 임금을 삼고 혁거세(赫居世)라 이름하고 왕(王)의 위호(位號)를 처음으로 수명(受命)한 임금이다.

그 당시 진한(辰韓)은 쇠하여 무민(撫民)할만한 국력(國力)이 없고 신라(新羅)는 아직 건국되지 않아 용민(容民)할만한 땅이 없어 육촌(六村)의 토지와 백성을 합하여 신라를 세우니 육촌장(六村長)은 모두 좌명개국공신(佐命開國功臣)이 되니 이때가 기원전 57년(전한선재前漢宣帝 오봉원년五鳳元年) 여름 4월이다.

시조(始祖)께서는 이때 낙랑후(樂浪侯)로 봉(封)함을 받았고 서기 32년(유리왕 9년)에 임금이 육부(六部)의 이름을 고치고 성(姓)을 하사(下賜)할 때에 진지촌(珍支村)을 본피부(本彼部)로 바꾸고 성(姓)을 정씨(鄭氏)로 하사하니

시조의 현손(玄孫)인 휘 동충(諱東冲) 때로 우리나라에 정씨(鄭氏)가 있게 된 시초(始初)이며 정씨(鄭氏)의 시조가 되었고 서기 516년(법흥왕 31)에 문화(文和)로 시호(諡號)를 받았다. 또 서기 656년(태종 무열왕 3)에 낙랑후(樂浪侯)의 후작(侯爵)이 세운 공(功)에 미치지 못한다 하여 봉호(封號)를 올려 감문왕(甘文王)으로 추봉(追封)되었다.

시조의 산소는 경상북도 경주시 내남면 노곡리 백운대에 모셔 있으니 육촌장 중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어 시제(時祭)를 모신지가 이미 수천 년이 되었으나 너무 오래되어 의심하는 사람도 간혹 있어

서기 1987년 1월 16일 당시의 회장(會長) 동성(東星)과 부회장(副會長) 기호(琪鎬) 등의 입회하에 산소를 열어보니 원(原)은 자좌(子坐)이고 혈내(穴內)에는 정사각형으로 되어 있는데 갖에는 타갈색(茶褐色)의 천변석(川邊石)으로 쌓아 벽을 만든 것이 옛날의 토광묘(土壙墓)에 가까운 묘제(墓制)임을 확인하고 성역화(聖域化)하였다.

시조께서는 육촌장의 사당(祠堂)인 입덕묘(立德廟)의 제3위차에 배향(配享)되었고 추경사(追敬祠 : 먼 조상을 그리워하고 공경하는 사당)의 주향(主享)으로 모셔 있다.